[기자수첩] 언행福일치
[기자수첩] 언행福일치
  • 유인용 기자
  • 승인 2015.12.11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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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과정에서 만난 업계 내 지인이 최근 미주 여행을 다녀왔다고 했다. 일전에 렌터카를 빌려 국립공원을 생생하게 둘러보고 올 것이란 귀띔이 있었기에 여행 후기가 더욱 기다려졌다. 그런데 귀국 후 만난 그의 얼굴에는 고단함이 짙게 배어 있었다. 이유인 즉 렌터카를 빌리는 과정에서 만만치 않게 고생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평소에도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여행에도 역시 체크카드와 현금만 챙겨 떠났다. 렌터카는 국내에서 사전 신청을 했고 현지에서 체크카드를 통해 결제할 예정이었다. 혹시 몰라 출국 전 카드사와 해당 렌터카 한국 사무소에 각각 전화를 해 사용 중인 체크카드 결제에 대한 문의를 했고 ‘가능하다’는 대답도 들었다. 그런데 막상 현지 렌터카 회사에서 ‘이 카드로는 렌터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게 된 것.

렌터카 본사와 1시간 가까이 통역을 거쳐 통화를 했고 해당 체크카드가 렌터카와 호텔, 주유소 결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없는 ‘머니 오더’라는 생소한 결제 제도를 소개 받아 다른 브랜드의 렌터카를 이용해 무려 6시간 만에 운전석에 앉을 수 있었다.

그는 “애초 신청했던 것보다 더 작은 사이즈의 차량을 이용해야 했고 사전 예약한 한국어 GPS 서비스도 이용하지 못해 스마트폰의 구글 맵으로 길을 찾아다녔다. 국립공원이라 데이터도 잘 터지지 않아 애를 먹었다”며 “당장 급해서 무작정 이용하긴 했으나 이젠 다음 달 휴대폰 요금이 더 걱정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해당 렌터카 한국 사무소에 다시 연락을 취했냐고 묻자 그는 “경험상 어떤 대답을 들을지 뻔히 알고 있어 굳이 연락하지 않았다. 대신 카드사에만 전화를 해봤고 사전 응대가 미흡했던 점에 죄송하다는 말과 3만원짜리 상품권 한 장을 받았을 뿐”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업계에 몸담은 지 20년이 넘었다는 그조차 이렇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는데, 하물며 모처럼만에 해외로 떠나는 여행자 입장에서 이런 일을 당했다면 얼마나 당혹스러웠을까?

특히 현지에서 렌터카 등에 따른 피해를 입더라도 여행을 마친 후 한국 사무소에 어떠한 책임을 물을 수도, 보상을 받을 수도 없을 것이라는 그의 경험담이 아쉬움을 더했다.

“여행업이란 행복을 파는 일”이라고 표현한다.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도 고객들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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