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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아닌 목적이 되기를독일 쾰른 대성당 첨탑 위에서

‘위대한 이들은 목적을 갖고, 그 외의 사람들은 소원을 갖는다’

유머러스한 글로 유명한 수필가 워싱턴 어빙의 말이다. 빡빡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습관적으로 내뱉는 말 중 하나가 바로 ‘~했으면 좋겠다’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그중 하나가 101일간 신혼여행 때 우리의 다음번 목적으로 다짐했던 전 세계를 무대로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여행’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지만. 그렇게 일상에 치여 자의반, 타의반으로 포기하고 지내던 어느 날, 퇴근 길 재밌는 기사를 읽게 됐다.

인생의 황혼기를 여행에 바친 89세 러시아 할머니의 이야기다. 시베리아 출신의 이 할머니는 여행을 좋아해서 1970년대부터 독일과 체코, 폴란드 등을 방문했다. 하지만 시간과 경비가 부족한 탓에 매번 짧은 일정에 멈춰야 해 아쉬움이 남았다.

때문에 6년 전 보다 많은 세상을 누벼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수 없어 낙타 등에 올라 이스라엘을, 오토바이 뒷좌석에 탑승해 베트남 등을 누비며 다시 모험을 떠났다. 여행 경비 마련을 위해 바느질을 하거나 꽃을 키워서 팔았다고.

베트남에서 만난 여행자에 의해 SNS에 소개된 할머니는 이제 스스로 여행의 흔적을 소셜미디어에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태국에서 전통음식인 톰카스프를 맛봤다는 그녀.

다가오는 90세 생일에 그녀는 도미니카 공화국에 머물 계획이라고 한다. 그녀는 여행을 통해 전 세계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직접 배웠다고.

시간을 돌려 101일간 신혼여행을 다니던 2012년. 1248년 착공해 1880년에 완공됐다는 독일 최대의 고딕 양식 건축물인 ‘쾰른 대성당’ 첨탑에 오르니 한 꼬마 아이가 까치발을 들고 안전망 사이로 오랜 세월의 흔적이 머문 쾰른의 고풍스러운 풍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행복한 표정으로 아빠엄마 품속으로 달려가 안기며 활짝 웃으며 뭔가를 속삭였다. 이내 아빠는 아이의 눈으로 쾰른 시내가 잘 내려다보이도록 번쩍 들어줬다.

훗날 내 아이에게 쾰른 대성당 첨탑에 오르는 것이 매번 습관적으로 내뱉는 소원이 아닌 인생의 시야를 넓혀 줄 수 있는 꼭 가봐야 할 목적지 중 한곳이 되길 바란다.

신동민 기자  sdm@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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