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에 꽂히고 한복에 꽃피다
한복에 꽂히고 한복에 꽃피다
  • 이채현 기자
  • 승인 2017.04.0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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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이슬 손짱 대표

르네상스(Renaissance)는 ‘다시’라는 뜻의 ‘Re’와 ‘탄생’이라는 뜻의 ‘Naissance’가 합쳐진 말이다. 과거 한복 산업의 황금기가 있었다면 지금은 서구 문물 유입과 한복의 예복화로 전통 한복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오래 전부터 한복 산업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각성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결과, 최근 많은 한복디자이너들의 노력으로 최근 고궁이나 인사동 등지에 가면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한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작년 기준 온라인몰 한복 판매량이 연 최소 24%에서 크게는 64%까지 한복 판매증가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이를 ‘한복의 르네상스’라고 하기는 조금 부족한 현실이다. 지난해 관광벤처기업으로 선정된 ‘손짱’의 황이슬 대표는 젊은 세대의 호응을 이끌만한 트랜드를 한복에 가미하는 등 한복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황이슬 대표를 만났다.

 

10년차 한복 디자이너

“한복은 제게 남자친구고 10년 지기 친구기도 해요”

30대 초반. 황이슬 손짱 대표는 한복디자이너로 벌써 10년째 활동 중이다. 황 대표는 현재 두가지 의류 브랜드와 한복을 이용한 문화 콘텐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손짱 디자인’은 시상식, 돌잔치 등 포멀한 장소에 입을 수 있는 드레스 웨어 전문 브랜드로 전통한복에 조금 더 가깝다. 반면 ‘리슬’ 같은 경우 한복에 뿌리를 두고 다양한 소재로 캐주얼한 기성복을 만들고 있다.

그녀에게 한복은 그야말로 ‘콩깍지’였다. 2006년 전북대 산림자원학과를 전공하던 황 대표는 어느 날 만화 동아리에서 ‘궁’이라는 만화 코스프레를 하면서 처음으로 한복을 만들기를 시작했다고.

“흔히 ‘꽂혔다’고 한다. 좋아하는 사람과 있으면 세세한 이유와 상관없이 그냥 좋아하게 된다. 내게 한복이 그렇다. 한복을 입는 순간 그 자체로 너무 좋았다”

어린 대학생의 놀이정도에서 시작했지만 황 대표의 목표와 철학은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변했다. 그녀는 한복의 매력에 빠져 ‘흉내’가 아니라 내 디자인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학 4년간 독학을 했다. 도서관을 다니며 공부하는 게 내 일과였다. ‘오늘은 디자인을 공부해야지, 오늘은 경영에 대해 봐야지’하며 색·무늬 등 하나하나 한복에 대해 공부했다. 이후 필요에 따라 학원, 문화센터, 세미나, 클래스 등을 다니며 기술과 노하우에 대해 배웠다. 의류학과 수업에 대해 듣기도 했다”

현재 손짱은 9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다. 그 중 황 대표 포함 디자이너가 2명이다. 손짱이 선보이는 한복은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생활 복인데 이는 기성세대가 입던 개량한복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원피스 형태부터 일상복에 믹스매치 가능한 저고리, 치마, 코트까지 깃과 동정, 고름 등 한복의 특징적인 면을 남겨 차별화를 두면서도 차용해 세련미를 살리면서도 울, 면, 폴리에스테르 등 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편하게 일상생활에서 착용 가능할 수 있게 했다.

“현대식 건축물에 기와를 얹어 한옥 느낌을 낸 것처럼 한복에 서양복의 특징을 가미할 수도, 서양복에 한복의 특징을 가미할 수도 있다. 와이셔츠처럼 모양은 서양 복이지만 소재에서, 패턴, 문양 방식에서 한국적 느낌을 낼 수 있고 때론 패턴과 구조는 서양복이지만 동정이나 고름에서 한복의 특징을 표현할 수 있다”

황이슬 대표는 디자인 외에도 한국적인 질감을 주면서도 가벼운 세탁 등이 가능한 신소재 개발을 위해 노력중이다. 이미 개발한 신소재가 7종이라고, 상표 디자인등록 33건 이라고.

지금도 그녀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관하는 ‘패션스트림’이라는 RnD사업에 참여 중이다. ‘패션스트림’ 사업은 패션에 관련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것으로 황 대표는 ‘국내외 일상생활에 입고 활동할 수 있는 고감도 K패션’이라는 주제로 참여 중이다. 이에 대구에 위치한 한국패션산업연구원과 함께 K패션에 대한 마켓조사는 물론 명주 느낌이나는 화학섬유, 구김가지 않는 섬유 등 신소재 개발, 모던함을 줄 수 있는 한국적 패턴에 대한 연구 등을 진행 중이다.

현재 손짱의 한복은 작년 매출만 15억, 온라인 판매를 중심으로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체 매출의 7%가 해외매출이며, 그 중 미국에 가장 많은 상품이 팔리고 있다. 93%는 국내 온라인과 팝업스토어, 전주 손짱 샵에서 이뤄지고 있다.

복 복합 문화공간 ‘손짱’

또 황이슬 대표는 관광벤처기업으로 선정, 한국관광공사의 지원과 함께 전주에 복합문화공간을 마련했다.

“한복을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려다보니 단순히 디자인, 제조에 그치지 않고 문화적 형태의 컨텐츠가 있어야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즐길 수 있게 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한복입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생각했다”

그녀는 요즘 SNS에 인증사진 찍는게 유행인 만큼 한복을 전통부터 퓨전, 테마, 일상한복까지 만들어 이걸 입고 사진 찍을 수 있게 했다. 특히 그냥 사진만 찍는게 아니라 전문 스타일리스트, 디자이너, 포토그래퍼까지 동원, 화보수준으로 찍을 수 있을 수 있는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황 대표는 “한복 자체가 입어보고 싶은 판타지가 있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켜주려했다”고 설명했다.

한복을 입고 보내는 1박2일 캠프도 마련했다. 한복에 관심 있는데 진로나 직업 상담을 받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한복 디자인 기법이나 발상, 체험, 철학, 멘토링을 할 수 있게 했다. 또 1년에 4차례 한복 세미나를 열어 누구나 와서 들을 수 있는 것. 한복의 동향, 트렌드에 대해 들을 수 있게 했다. 2달에 한 번씩은 한복 클래스도 열고 있다. 이 모든 게 전주 복합문화공간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복에 대해 공부하고 입어보고, 한복 아티스트끼리 토론도 하는 곳이 한복족합문화공간의 존재 이유다.

그 외 오는 4월8일에는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복패션쇼와 쇼케이스, 토크쇼를 통해 지난 1년간 개발한 20여종의 한복을 선보일 예정이다. 관광객들 현장접수 시켜 한복모델콘테스트도 열 예정이다.

K-패션으로서 한복 대중화·세계화 목표

 

앞으로 그녀의 목표는 무엇일까. 황 대표는 한복이 대중화 되어 우리나라 뿐 아니라 K-패션으로서 미국, 일본 등 세계 어디에서도 신선하고 실용적인 옷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예전 같았음 2-30대의 87%가 한복을 입어본 적 없다고 답했다. 입어봤다 해도 돌잔치나 결혼식 때 입어봤본 사람이 전부다. 사실 의복으로서 한복은 죽은 옷이나 마찬가지였다. 옷이 입어져야 옷이지 교과서나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걸 옷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이는 역사 속 유물 내지 코스튬일 뿐이다. 한복이 거리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지난해 6월 하이트진로 ‘이슬톡톡’와 협업, 캐릭터에 치마와 저고리를 만들어 입혀 좋은 받응을 얻었다. 그 밖에도 기아 자동차와 함께 자동차에서 영감을 얻은 한복, 이랜드의 의뢰로 한복 풍 직원복, 카페 오가다와 한방차 콜라보레이션, 니콘, 한국 민속촌, 대학내일, 팀버랜드 등과의 협업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이색적인 협업들을 통해 많은 이가 한복이 많은 이에게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다양한 연구로 한복이 동시대성과 실용성를 갖출 수 있게 하고 나아가 한복을 입고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면 좋겠다. 전통문화를 이용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도 깨고싶다”는 그녀는 “한복을 컨텐츠화 해 많은 사람이 열린 마음으로 한복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 한복 버스킹이라든지, 한복 만드는 법을 동영상 채널로 보여준다든지 다양한 방법을 강구 하겠다”고 말했다. 그 밖에 “지난 해 까지는 해외시장 반응을 보기위한 테스터에 불과했다면 이제부터는 적극적으로 유통채널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실제 그녀는 프랑스 해외페어도 참가 준비 중이라고.

황이슬 대표는 작지만 단단한 씨앗같다. 그녀의 솜씨가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길 기대해본다.

 

 

 

전통은 시간에 따라 바뀌는 것…시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계속해 한복과 관련해 일 할 것

 

 

황이슬 손짱 대표 Q&A

Q. 손짱 어떤 의미?

A. 손재주 짱 이라는 의미다. 리슬 브랜드는 이름(황이슬)에서 착안했다.

 

Q. 한복입는 것이 젊은 층에서 유행 되고 있다.

A. 많은 분들이 어느 순간 갑자기 뜬 시류, 유행이라 생각한다. 이걸 위해서 수년, 수십 년 전부터 이걸 준비하던 사람이 있었고 나 역시 여기 동참했던 사람 중 하나로서 그런 노력의 씨앗의 결과들이 발아해 피어나고 있다고 생각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아직은 1차적으로 어떤 한옥마을이나 고궁, 인사동 등 전통적인 장소에 국한돼 성행하지만 이게 발판이 돼 일상에서 입도록 하게하고 싶다. 그래서 지금은 한복을 입는 것 자체가 유의미 하다. 왜냐면 그동안 너무 안 입었기 때문이다.

 

 

Q. 전통한복계에서는 안 좋은 시선도?

A. 두 가지로 나눠 생각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너무 한복에 대해 좁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전통하면 옛날에 있는 것이 그대로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통은 시간에 따라 바뀌는 것이다. 과거 공동체가 가지고 있던 문화 양식이 시대에 따라 내려져 오는 것이 전통인 것이지

100년 뒤에도 A에서 A로 가는 건 복제일 뿐이다. 100년 전, 500년 전 전통 한복 사에서도 저고리 길이, 소매 넓이 등 모양이 달랐던 것처럼 그대로 유지해 지켜나가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동시대에 맞는 실용적인 형태의 한복을 만드는 것이 내 몫이라 생각한다. 역할, 사명의 문제라 생각한다. 유연하게 봐주십사 한다.

 

 

Q. 예비관광벤처팀에 선정돼 어떤 지원?

A. 당시 한복복합문화시설 설립에 대한 기획안을 내고 지원을 받았다. 한국관광공사에서 받은 2500만원으로 일부는 시설 설비에, 일부는 한복 클래스를 위한 재봉틀 구매 나머지는 홈페이지 구축에 쓰였다. 그간 지자체들로부터도 많은 지원이나 협업 문의가 들어오지만 정작 지원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미미했는데 쏠쏠한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많은 도움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Q. 10년 뒤에도 한복 디자이너?

A. 계속 한복과 관련해서 일 할 생각이고, 여기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형태나 상품, 서비스는 변할 수 있겠지만 시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업 모델은 변할 수 있어도 계속 이쪽에서 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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