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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맘이 바뀌었어!”스톡홀름 구시가 감라스탄 길목에서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성인남녀 2795명을 대상으로 ‘거짓말’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직장인 89.2%가 ‘거짓말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 1위로는 ‘술이나 밥 한 번 먹어요(37.9%)’가 선정됐다. 이어 ‘집에 일이 있어서요(33.5%)’, ‘오늘 멋지세요(29.4%)’, ‘몸이 아파서 출근 못하겠어요(25.3%)’ 등의 순이었다.

미국의 한 대학 연구팀이 하루의 거짓말 횟수를 알아보기 위해 20명에게 소형 마이크를 부착하고 생활하게 한 결과, 1인당 평균 200번으로 나타났다. 즉 8분마다 한 번씩 거짓말을 한 셈이다.

‘진실을 말할 용기가 부족한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부른다. 마틴 루터가 “거짓말은 눈덩이와 같다. 오래 굴리면 굴릴수록 커진다”고 말한 것처럼. 이처럼 한번 잘못 내뱉어 점점 커지고 무거워진 거짓말의 무게는 스트레스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는 가족, 직장 뿐만 아니라 연인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일 터.

101일간 신혼여행을 다니며 첫 목적지인 호주와 스웨덴 그리고 터키를 제외한 나머지 일정을 정하지 않고 발길 닫는 대로 다니다 보니, 때론 일정을 놓고 의견이 충돌하기도. 북유럽에서 서유럽쪽으로 가자는 아내와, 동유럽으로 방향을 틀자는 나의 의견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사실 불어를 전공했던 아내에게 프랑스는 로망 중 하나였다. 그래서 101일 동안 한번쯤은 꼭 가자고 약속했었는데, 불현 듯 동유럽이 가고 싶어져 일방적으로 고집했다.

“왜 약속을 지키지 않냐?”는 질문에 생각나는 대로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가며 거짓말을 해버렸다. 그렇게 아내의 심기만 건드린 채 얼렁뚱땅 넘어갔는데 프랑스에서 점점 멀어져 가는 열차 안에서 이상하게 맘에 걸렸다. 불편했다. 요즘도 어디선가 프랑스 얘기가 나오면 괜스레 미안해진다.

며칠 전, 퇴근 후 TV를 보다 우연히 고통의 굴레에서 빠져나온 법에 관한 내용을 보게 됐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누군가와의 약속이 지키지 너무 힘들면 거짓말로 둘러대지 말고 용기내서 말해 볼 것. “나 마음이 바뀌었다”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동유럽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사실대로 “나 마음이 바뀌었다”고 말했으면 어땠을까? 정말 가보고 싶었다고. 프랑스는 나중에 꼭 함께 가보자고 약속하며.

 

 

 

 

 

 

 

신동민 기자  sdm@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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