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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세 정창숙이 생각하는 - 길이란(THE WAY)한국관광신문 창간 7주년 기념 특별기고

한국관광신문 창간 7주년 기념 특별기고

글, 사진 : 정창숙 인디아투어 이사 

역마살이 끼지 않았어도 두발 달고 태어난 사람은 대부분 미지로의 여행을 열망한다.
어떤 사람은 종교적 구원과 해탈을 위해 길을 떠나고, 또 어떤 사람은 예술적 영감을 얻기 위해 길을 떠나며, 어떤이는 주체할 수 없는 아픔을 떨쳐 버리기 위해서 길을 떠난다. 현대인의 아픔 치유 올레길로, 또 다른 누군가는 먹고살기 위한 생계 방편으로 길을 떠난다.
그렇게 길 떠나는 사람들에 의해 고대시대부터 비단길이니 초원길이니 하는 동서 교역의 길이 뚫렸고, 스페인의 산티아고 가는 길, 페루의 잉카 트레킹, 뉴질랜드의 밀포드 트레킹, 히말리아 트레킹 등 세계적인 순례길도 생겨났다.

 

우리나라에서는 올레길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도에서 시작하여 작은 산이나 마을에도 다 올레길을 가지고 있다. 우리 선조들 가운데도 역마살이 낀 사람들은 많았다.
1,300여 년 전 중국에서 출발해 4년 간 인도를 돌아보고 중앙아시아 아프가니스탄까지 답사한 후, 세계 4대 여행기로 꼽히는 ‘왕오천축국전’을 쓴 혜초는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한인 여행가라 할 수 있다.
혜초가 중앙아시아를 다녀간 후, 한 세대 뒤에는 고선지 장군이 이곳까지 진출했다.
당나라 현종의 명에 의해서 갔지만 세계의 지붕이라는 파미르 고원을 용감하게 넘은 대선배님이시다. 비록 탈라스 전투에서 대패하고, 부하의 모함으로 죽임을 당했지만 그이의 용감무쌍한 이야기는 한편의 영화로 만들고 싶을 정도다. 이렇듯 우리 선조들, 선배님들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길 위에 사람 발자취를 남겨 문명을 잇고 문화를 전하는 선진적인 여행가들이었다.
여행은 역사에 기록된 유명한 사람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나랑 가장 닮은 사람 남편

어릴 적 나 살던 동네에는 여행으로 유명한 할아버지가 있었다. 구한말 청춘을 보낸 노인은 20년 터울의 자식 둘을 두었다. 할아버지 말에 따르면 십대 후반에 결혼한 노인은 첫날밤을 치른 다음날 괴나리봇짐을 싸가지고 길을 나섰다고 한다. 이후 자식이 장성한 후에야 집에 돌아왔는데 놀랍게도 걸어서 유럽까지 갔다 왔다고 한다. 초야를 치른 후 20년 만에야 합방을 한 노인은 다음날 또 길을 떠났고, 다시 집에 돌아왔을 때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되어 있었다니 역마살도 이정도면 역대급이라 할만하다.

이런 사람들은 요즘 우리 주변에도 있다. 여행 길잡이를 하면서 만난 한 여성은 어느 날 출근하기가 싫어 직장에 사표를 던졌다고 한다. 이후 이 여성은 중고트럭을 구입해 손수 이동식 카페로 개조한다. 카페 이름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여행지로 정했다. 그렇게 여의도에 판을 벌인 카페는 시쳇말로 노가 났다. 사연을 들은 또래 직장인들이 충성스런 고객이 됐기 때문이다.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은 자신이 꿈꾸는 여행을 위해 과감히 직장을 벗어난 여성에게서 대리만족을 느꼈을 것이다.

거리의 부자 악사

하지만 이제 여행은 더 이상 역마살 낀 사람들의 특별한 모험이 아니다.
우리 시대에서는 다른 모든 서비스처럼 여행도 상품으로 소비된다. 우리 업계 종사자들은 고객들에게 특화된 지식과 경험을 감정노동의 형태로 제공한다. 여행이 일상적 소비처럼 되었음에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여행은 일상 이상의 그 무언가다. 번화한 도회지를 가건 궁벽한 오지를 가건 여행 길잡이들은 늘 그 무언가를 내놓아야 하기에 경험이 쌓인다고 쉬워지는 일이 아니다. 여행쟁이로 잔뼈가 굵은 나도 여전히 그 무언가를 화두로 잡고 씨름한다.

슬픔을 새기는 헤나 아트 아줌마 자이푸르

“나는 길 떠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
요즘은 문득 문득 길 위에 선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길잡이가 아니라 도반(道伴 - 함께 불도를 수행하는 벗으로서, 도로서 사귄 동무라는 뜻), 길동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은 혼자 태어나 혼자 죽을 수밖에 없는 태생적으로 고독한 존재이지 않은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독을 극복하려고 연애도 하고 오락을 즐기고 여행을 떠난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럭셔리한 여행길을 택하고 없는 이들은 가볍게 배낭을 메고 떠난다. 그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람의 고독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구라자트에서 만난 19살인 두아이의 엄마

그 중에 으뜸은 역시 사람이다.
긴 인생의 모든 여행길에서 따뜻한 온기를 주는 존재는 바로 길에서 만나는 사람이다.
모든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길에 나서지만, 결론은 나하고 닮은 그 누구를 만나서 위로 받고 싶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난 오늘도 어디에 있을지 모를 나를 닮은 그녀, 그들을 만나러 길을 나서볼 요량이다. 같이 가보자구요~, 나를 가장 많이 닮은 사람들이 사는 곳 인도, 네팔, 스리랑카, 부탄으로”

 

<문의> 인디아투어- 인도, 네팔, 부탄 전문랜드

TEL. 02-32-1842 HP. 010-5276-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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