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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쯤이야스위스 루체른 카펠교 위

고백하자면, 편견 하나를 갖고 있었다. 이는 인터넷에 떠도는 중국 유커(관광객)들이 여행지에서 벌이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모아 둔 사진들을 보면서 알게 모르게 생긴 것이다. 특히 여행을 떠나 바위 등에 이름을 써놓거나 공중화장실에서 아이 몸을 씻기는 사진 등은 늘 네트즌들 사이에 논란이 됐다. 그렇다보니 이를 근절하기 위해 2015년 유커들의 행동과 이미지 개선을 목적으로 관광행위에 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 및 공개하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지만 도덕을 법률로 규제한다는 반발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취재 차 2년만에 다시 찾은 스위스는 여전히 ‘떨림, 울림, 끌림’ 그 자체였다. 이번 목적지는 루체른과 인터라켄. 취리히 공항에서 열차를 타고 저녁 무렵 도착한 루체른에서 이튿날 시티투어가 진행됐다. 가이드의 안내를 따라 루체른의 랜드마크이자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다리인 ‘카펠교’를 건너며, 아래로 흐르는 비취색 호수와 옆으로 자리한 중세풍의 아기자기한 건축물들을 넋 놓고 바라봤다.

참고로 1333년 놓인 200m 길이의 카펠교 위쪽은 지붕이 덮고 있는데, 다리의 들보에는 스위스 역사상 중요한 사건이나 루체른 수호성인의 생애를 표현한 112매의 삼각형 판화가 그려져 있다.

카펠교를 건너 루체른을 대표하는 또 다른 상징물인 무제크 성벽으로 가는 길. 이번 취재에 동행한 중국 기자 한명이 바닥에 떨어진 과자봉지를 줍더니 말없이 바지 주머니에 넣는 모습을 우연히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시티투어 중 쓰레기통이 보이자, 주머니에 있던 과자봉지를 넣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순간 그동안 갖고 있던 편견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해외여행 2000만 시대. 전 세계를 누비는 여행객 한명한명은 곧 민간 외교관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그 나라에 대한 인식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나 하나쯤이야’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나부터 먼저’가 가진 개인의 마음가짐은 곧 국가 신뢰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여정을 통해 다시금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 또한 여행이 주는 가치임을.

신동민 기자  sdm@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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