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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의 판매를 장려하는 VI 대신 최선을 다한 대가인 커미션을 원한다”

<미니박스>

우리나라의 경우 공정거래법 제23조의 ‘거래상 지위 남용’과 관련해 계속적 거래 및 거래의존도를 전제로 할 경우, 항공사는 여행사와의 거래상 우월적 지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음

<본문>

취재 차 떠난 해외에서 만난 20년 경력의 한 미국인 대표는 “항공권 판매에 따른 커미션이 제로인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다”며 고개를 저으며 “그렇다면 항공권 판매 대행을 맡은 여행사 의 노동에 대한 대가는 없는 것이냐?”고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모든 회원 항공사를 대리한 대표자격으로 IATA가 승인한 개별여행사(IATA인가대리점)와 표준계약서(PASSENGER SALES AGENCY AGREEMENT)를 통해 대리점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표준계약서 대리점 규정 016a’에 따라 9%의 발권 수수료를 지급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2001년 모든 항공사가 정율의 동일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이 자칫 카르텔로서 경쟁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 규정은 삭제됐다. 단, 표준계약서 제9조 규정을 살펴보면 대리점의 항공운송 및 보조서비스의 판매에 대해 항공사는 수시로 방식과 금액을 명시해 전달하는 방법으로 대리점에게 보상토록 한 규정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현실을 살펴보면 항공사들은 발권에 따른 비용을 보전토록 하기 위해 여행사가 소비자에게 별도의 수수료로 부과할 것을 권고해왔다. <347호 1면 항공사의 우월한 권리, 여행사의 부당한 의무>

이른바 ‘제로컴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갈수록 심해지는 경영악화로 인해 존폐 위기에 놓인 여행사 관계자들을 비롯해 관련기관 및 소비자단체협의회 등 400명이 참석해 자리를 가득 메운 가운데 지난 18일 오후2시 을지로 KEB하나은행 대강당에서 진행된 ‘항공권유통체계 개선을 위한 공청회’는 거래상 지위로 인해 알고도 침묵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 화두를 던졌다.

신영수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항공사의 여행사 발권대행수수료 폐지조치에 관한 공정거래법적 평가’를 주제로 발표하며 “발권수수료의 인하 및 폐지 과정에서 나타난 일련의 상황들은 적어도 항공사들의 조치가 시차를 두고 매우 유사한 형태로 수렴되는 양상을 보였다. 항공사간에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의 저촉 가능성 있고, 수수료의 인위적인 폐지 내지 조정에 관한 합의의 존재 여부 및 부당한 경쟁제한성 등 규명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여행사 대표는 “발권에 따른 요금을 소비자로부터 징수해야 하나 현실적 쉽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심리적 저항에 따른 반감으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여행사가 해당 업무를 지금껏 대행해 온 것은 항공사와 소비자간의 교각역할을 하며 양자의 편익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런데 시장에서의 지위 남용에 따른 항공사의 일방적인 수수료 폐지 결정으로 인해 여행사 입장에서는 상당한 불이익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참고로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위에 따른 남용행위는 사업활동 방해 행위의 일종으로써, 불이익의 강제행위(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와 관련된다. 이때 항공사의 시장지배적 지위 여부 및 당해 행위의 부당성 여부가 위법성 평가의 관건이다.

또한 항공사가 수수료를 폐지하면서 항공권 구매 소비자들에게 발권대행 수수료를 부담시키도록 한 부분의 경우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가운데 ‘소비자 이익저해행위’ 규정에 따라 어느 정도의 불이익 내지 이익 저해가 있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유통비용을 여행사가 소비자에게 징수하는 것이 소비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항공운임 총액을 표시토록 한 항공사업법 제62조의 입법취지에 부합되는지도 살펴볼 문제다. 특히 항공사들은 항공사업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및 제2항의 항공운임 등 항공교통이용자가 실제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의 총액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된 조항도 위반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신영수 교수는 “거래상 지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계속적인 거래관계가 존재하고 일방 사업자의 타방 사업자에 대한 거래의존도가 상당해야 한다”며 “항공사의 거래의 배타성 및 일방성, 거래관계 및 거래의 계속성, 항공좌석의 관리방법, 항공사가 여행사를 대리점으로 임명하고 해지하는 방법 등을 종합해 볼 때 항공사들이 여행사에 대하여 거래상 지위를 가진다는 점에는 의문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항공사의 수수료 폐지 조치는 공정한 거래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법의 이념이나 공정거래법 등 관련 규정을 위반한 소지가 있는 것으로써, 향후 조사 및 제재 유발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수수료 부담을 항공사 자신으로부터 여행 소비자로 전이시키는 행위 역시 공정거래법은 물론 소비자법의 이념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날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손계준 변호사는 “항공사의 발권대행수수료 폐지는 공정거래법 재23조 거래상 지위 남용 중 불이익제공에 해당될 수 있다. 종래 대법원은 계약상 근거 없이 또는 이를 정당화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거래상대방에게 불리한 사항을 일방적으로 강요한 경우에 공정거래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해 왔다”고 언급했다.

한편, 해외의 유사 사례를 살펴보면 이스라엘 법원은 항공사들이 여행사들을 상대로 한 2007년 12월 및 2008년 3월의 수수료폐지통보는 항공사와 여행사간의 업무약정인 IATA 계약의 위반행위로서 무효이며 수수료폐지통지를 철회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수수료폐지조치에 대한 인도항공성의 시정명령의 경우에도 항공사들의 조치가 법에 위반하므로 수수료폐지를 철회하라는 명령을 지난 2012년에 내린 바 있다.

신동민 기자  sdm@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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