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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 ‘천천히’…하지만 ‘단단하게’동보항공, 여행업계 올라운더 꿈꾼다

철저한 조직 분리, ‘전문성’ 확보 집중

‘기본충실’ 경영철학, ‘신뢰’ 최고의 가치

GSA 한계 넘어…‘서비스 프로바이더’로

동보항공이 30주년을 맞이했다. 통계에 따르면, 단일 비즈니스 모델로 30년을 생존한 기업은 2% 미만이라고 한다. 이런 점에서 ‘항공 GSA’ 하나로 뚝심있게 이어온 동보항공의 30주년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업계의 흐름 속에서도, 확고한 경영철학으로 자리를 지켜온 동보항공. “천천히 걸어온 만큼, 단단한 믿음을 얻었다”는 홍정희 동보항공 대표이사를 만났다.

민다엽 기자 mdy@ktnbm.co.kr

홍정희 동보항공 대표이사

-동보항공이 30주년을 맞았다

1988년 4월2일 설립된 동보항공는 ‘항공 GSA’ 단일 비즈니스 모델로 30년을 이어온 만큼, 이에 대한 ‘전문성’은 동보의 자부심이다. 현재 한국에 취항중인 항공사는 에어캐나다, 아에로멕시코, LOT폴란드항공, 스코트항공, 홍콩익스프레스 등 5개, 미취항 항공사는 오스트리아항공, TAP 포르투갈항공, 크로아티아항공사의 GSA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여객/화물 사업을 분리, 현재 여객부분 GSA만 담당하며 집중도를 높였다.

동보항공이 항공 GSA 하나로 30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업계 파트너들의 도움이 가장 크다고 본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여행업계의 흐름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동보항공의 비즈니스 모델은 매우 뒤쳐진 상태라고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30년간 ‘천천히 걸어온 만큼, 단단한 믿음’을 얻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기반을 통해 향후 5년 안에 대대적인 혁신을 준비 중이다. 항공사 뿐만아니라, 여행에 관련된 모든 업체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자 한다. 모든 경계를 다 없애고 여행에 관련된 그 누구라도 그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도록. 이제는 GSA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여행업계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서비스 프로바이더’로 탈바꿈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동보항공과 보람항공, 의미는 무엇인가

동보항공과 보람항공은 인사체계, 기업문화, 베네핏 모든 것이 동일하나, 업무적으로 완전히 분리돼 있다. 법인은 물론, 세일즈 조직도 완전히 분리된 상태로, 회사입장에서는 비용적인 면이나 효율성과 관리 등 여러 가지에서 불편한 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영 전략이 동보항공의 최대 강점이라고 볼 수 있다.

먼저 세일즈 조직이 각 항공사에만 전념, ‘전문성’을 확보 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이러한 전문성을 통해 여행사와의 협업에 있어서 ‘믿을만한’ GSA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 뿐만아니라, 각 항공사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민감한 정보들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세일즈 조직을 철저히 분리해 의도치 않은 정보 공유조차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점이 각 항공사 클라이언트들이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부분이다.

-에어캐나다 24주년, 역사를 함께 한다.

특히 동보항공과 에어캐나다는 그 역사를 같이한다고 할 수 있다. 1988년 동보항공 설립과 함께 에어캐나다와 계약, 4년간의 취항준비 끝에 1994년에 한국에 첫 취항했다. 국토부 승인부터 런칭, 셋업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동보항공에서 진행한 만큼 서로의 관계도 매우 깊다. 참고로, 에어캐나다를 비롯해 5개의 항공사 모두 허가부터 모든 법적인 문제까지 직접 진행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노하우는 동보의 가장 큰 강점으로 손꼽힌다.

당시만 해도 외항사들은 아시아 지역의 첫 취항지로 ‘도쿄’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에어캐나다의 경우, 유일하게 여행 불모지였던 ‘한국’을 선택했다. 쉽지 않았던 4년간의 취항 준비를 하면서 서로에게 깊은 신뢰가 쌓였던 것 같다.

이후, 이영 에어캐나다 한국지사장을 중심으로 한국은 물론, 아시아 지역에서의 브랜드 포지셔닝을 성공적으로 이루게 됐다. 특히 ‘캐나다’ 하면 ‘에어캐나다’라는 마인드로 함께 노력해 온 파트너사들의 믿음이 가장 큰 성장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

-한 항공사의 GSA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

GSA의 본분은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라고 본다. 이러한 믿음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성’이 밑바탕이 돼야한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파트너사와의 인간적인 관계가 좋다고 하더라도, 전문성이 떨어진다면 결국 비즈니스적 관계는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문성, 성실함, 정직함 등 가장 기본적인 부분들에 충실하고자 하는 경영 철학이 오랜시간 한 기업과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싶다. 더불어, 동보항공에는 세일즈와 마케팅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만큼, ‘소통의 창구’를 일원화시켰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여성 CEO로서의 홍정희 대표

2000년 에어캐나다 세일즈 매니저로 동보항공에 입사해, 2010년 동보항공 사장으로, 2016년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당시만 해도 ‘여성 세일즈 매니저’가 업계 처음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지금에야 여성 세일즈 매니저가 많이 있지만, 그때만 해도 ‘여성이 과연 세일즈를 할 수 있을까?’ 라는 시선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세일즈는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시기였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힘들었던 점도 있었다. 하지만 기존 남성 세일즈맨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 점차 많은 파트너들이 호의적으로 다가왔다. 더불어, ‘최초의 여성 세일즈 매니저’, ‘최초의 여성 CEO’ 등 다양한 수식어들이 따라붙으면서 약간의 소명의식을 가지고 더 열심히 했던 부분도 있다.

사실상, 사원에서부터 사장까지 모든 것을 다 겪어봤기에 CEO가 된 지금, 그들의 고충을 어느정도 이해 할 수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직원들에게 받은 ‘사랑의 빚’을 어찌 갚아야 하나 계속해서 고민 중이다.

‘리더는 위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 앞에 있는 사람이다’는 철학으로, 맨 앞에서 당당히 바람을 맞으며 나아갈 수 있는 그런 CEO가 되고 싶다.

좋은 것은 ‘확실히’, 부정적인 것도 ‘정확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모든 걸 솔직하게 오픈, 선택은 그들의 몫.

-여행사들에게 매우 호의적이다. 본사의 지침인가?

사실 본사 차원에서의 마케팅은 아니다. 본사의 전체적인 정책들은 따라가고 있지만, 한국 시장에 특화된 세일즈나 마케팅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부분이다. 각자의 특수한 시장 분위기가 있는데, 웨스턴 스타일의 잣대를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좋은 것은 ‘확실히’, 부정적인 것도 ‘정확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본사의 정책이 시장에 우호적이든 아니든 파트너사들에게 솔직하게 모든 것을 오픈하고, 판단하는 것은 그들의 몫이라는 생각으로 ‘믿음’을 이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한국마켓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은 본사 차원에서 ‘벤치 마킹’을 해갈 정도로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기도 하다.

-항공업계 전망은?

최근 ‘가심비’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고객들은 단순히 브랜드만 보고 항공사를 선택하지 않는다. 항공기재를 살피고, 좌석의 넓이를 따지며, 내가 원하는 프로덕트를 제공하는 항공사를 검색한다.

이제는 단순히 브랜드 로열티를 보는 것이 아닌, ‘프로덕트’에 대한 로열티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고객들이 원하는 ‘프로덕트’를 얼마나 합리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가, 우리가 제공하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포지셔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현재 1차적인 목표는 ‘쉬운 매뉴얼’을 만들어, 누구나 쉽게 크루즈 상품을 판매 할 수 있도록 유통 채널을 넓히는 것이다.

-지난해 크루즈 사업도 시작했다.

홀랜드아메리카& 시번크루즈의 GSA를 지난해 1월 새롭게 시작했다. 크루즈 시장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관심은 있는데 아직까지는 대중화 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전문가도 부족하고 판매하는 여행사도 매우 적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1차적인 목표는 ‘쉬운 매뉴얼’을 만들어, 누구나 쉽게 크루즈 상품을 판매 할 수 있도록 유통 채널을 넓히는 것이다. 실제로 해당 매뉴얼을 가지고 여행사 직원들 대상으로 꾸준히 크루즈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들의 크루즈 여행에 대한 관심은 어느정도 높아졌다. 관건은 업계 내에서 크루즈 상품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것이다. 유통 채널이 어느정도 자리 잡는다면 크루즈 시장은 앞으로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다엽 기자  mdy@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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