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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의 잣대프랑스 오베르뉴 국립 제과학교

포근한 주말. 아내 그리고 아들과 함께 외출을 했다. 그리고 기왕 나온 김에 외식을 하기로. 아내는 당연하다는 듯 주변 맛집을 검색하기 시작했고, 그중 한곳으로 찾아갔다. 입소문 때문인지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배고프다고 징징거리는 아이를 달래길 20여분. 드디어 우리 순서다.

그리고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또 20여분. 그런데 하필 아내가 고른 메뉴가 잘못 나왔다. 직원에게 말하니 퉁명스럽게 “그게 맞다”며 돌아선다. 살짝 기분이 상한 아내가 다시 불러 따지니, 너무나 바쁜 것 안보이냐는 표정으로 그럼 다시 내올 테니 다시 또 기다리란다.

짜증이 오른 아내는 결국 음식을 취소했다. 그걸 바라보는 난 나대로 스트레스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허기에 꾸역꾸역 음식을 입에 넣었다. 이런. 밥이 좀 부족했다.

아무리 불러도 아무도 오지 않아 주방으로 가서 밥을 조금만 더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직원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어렵다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이번엔 매니저가 내게 오더니 “원칙상 일인 일 메뉴를 시켜야만 밥을 추가로 줄 수 있다”고. 우린 아내가 주문을 취소해버려 이 경우에 해당되는 않는다는 것. 순간 밥맛이 뚝 떨어져 버렸다. 그리고 제 아무리 맛집이라도 다신 오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또 다른 주말. 제법 큰 규모의 토목공사에 투입돼, 원주에서 생활 중인 장인어른을 보러갔다. 장인어른을 따라 건설현장 인부들이 식사하는 ‘함바집’에 데리고 갔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허름한 가건물 안은 북적거렸다.

우리를 본 주인장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먼 길 오느라 고생했다, 배고프겠다며 순식간에 오늘의 메뉴인 김치찜을 뚝딱 내왔다. 맛보라며 반찬도 이것저것 챙겨줬다. 어찌나 맛나던지. 주인장의 손맛에 아내도 깜짝 놀란 표정이다. 그리고 주방 앞에 놓인 큰 밥솥 위에는 ‘더 드실 분’이라고 쓰여 있다. 이날 나는 무려 3공기를 먹었다. 가격표를 보니 6천원. 식당에 갈 때마다 늘상 맛집 리스트를 검색해 보는 아내에게 말했다.

“멀리까지 온 보람이 있네. 여기 맛집이네”

 

신동민 기자  sdm@ktnb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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