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좋은 A, 싫은 B
여행이 좋은 A, 싫은 B
  • 강태구 기자
  • 승인 2018.11.16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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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여행사에서 아시아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A대리와 유럽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B대리는 같은 시기에 입사한 입사동기이다. 각자의 팀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과 경력이 쌓이며 팀에서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은 동일했지만 여행에 대한 생각은 ‘상극’이다.

A대리의 말버릇은 “여행을 다니지 않는 사람은 제대로 된 상품을 팔 수 없다”였고, B대리는 늘 “제공되는 자료만 봐도 충분하다”며 맞받아쳤다. 두 사람의 토론은 빠르게 다음 단계로 이어진다. “실제로 다녀온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은 지역에 대한 애정도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는 게 A대리의 의견이고, “목적지도 시간에 따라 바뀌는데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건 실속이 떨어진다. 가까운 지역이라면 모르겠지만 장거리의 경우 직원들에게 권유하기 부담스럽다”는 게 B대리의 반론이다.

A대리는 여행은 좋아했지만 신기할 정도로 자신이 담당하는 지역을 피했고, B대리는 6년 전 입사했을 당시에 다녀온 여행이 담당 지역 마지막 방문이었다. 여행에 호불호가 갈리는 두 사람이었지만 상품 판매에 있어서는 남이 제공한 자료만 본다는 점에서 동일했다.

여행사 직원이라고 여행을 좋아할 필요는 없고,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자격 미달이라고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맛도 보지 않은 음식, 사용해보지도 않은 제품, 다녀오지 않은 여행처럼 검증되지 않은 상품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문성을 위한 여행은 좋든 싫은 필수요소이다.

여행을 좋아하진 않지만 꾸준히 자신의 담당지역을 방문하는 여행사 직원도 있다. D팀장은 “아내와 함께 여행을 가게 됐다. 전에 한국에 들어왔던 세일즈 매니저가 새로운 호텔로 이직했다고 들어 거기에 한 번 들러볼 생각이다. 그리고 아내에겐 비밀이지만 다음 분기부터 판매할 지역을 일정에 몰래 집어넣어 돌아볼 생각이다”고 여행 계획을 밝혔다.

고객들이 여행사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기업이 주는 신뢰와 편안함에 있다. 밥집을 고를 때 ‘‘xx년 원조 맛집’에 주목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그리고 이러한 신뢰와 편안함은 전문성에서 비롯된다. ‘담당지역 10회 방문’처럼 실적만이 아니라 지역방문경험까지 갖춘 여행사 직원들이 늘어나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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