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동 여가]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무교동 여가]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 신동민 기자
  • 승인 2019.01.18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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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벨악타르 도로 위

‘떠나고 싶다고 왜 꿈만 꾸는가?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한번은 떠나야 한다.

여행은 돌아와 일상속에서 더 잘 살기 위한 풍요로운 사치다’

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에 첫 발간된 신년특집호를 준비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다. 신준모 작가가 쓴 ‘어떤하루’ 중에서.

시간이 많을 땐 돈이 없고, 돈이 있을 땐 시간이 없고, 시간과 돈이 있을 땐 이미 늙었다는 말이 있다.

일몰이 시작될 무렵엔 4륜구동차에 올라 30분 가량 황량한 모래 위를 질주한 끝에 도착한 오만 비디야(Bidiyah) 지역의 사막캠프. 주변은 이미 짖은 어둠이 깔려 있었다. 덕분에 유난히 더 강력한 불꽃을 내며 타오르는 듯한 장작에 구워진 낙타 바비큐로 허기를 채우고, 사막캠프 바로 뒤쪽에 있는 모래언덕에 오르기로 결심했다. 단연 압권이라는 밤하늘의 별을 보기위해.

그런데 동아줄 하나에 의지한 채, 두발이 푹푹 빠지는 사막을 오르기란 말처럼 쉽지 않았다. 무릎에 엄청난 시큰함이 찾아왔다. 중간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일단 떠나고 보는 것이 좋겠다고 절실히 느껴졌다. 다리 말고 가슴이 떨릴 때.

오만에서 귀국하던 비행기 안. 문득 ‘오만의 그랜드케년’이라 불리는 ‘제벨악타르’를 배경삼아 커피 한잔을 여유롭게 마시고 있는 한 노부부의 뒷모습이 떠올랐다. 하얀 자동차 트렁크를 활짝 열어둔 채, 남편은 그대로 바닥에. 아내는 자그마한 간이의자에 앉아. 서서히 노을이 깔리는 제벨악타르의 모습은 이곳을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최고의 노천카페로 만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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