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에 피멍 ‘밥그릇 싸움’
카피에 피멍 ‘밥그릇 싸움’
  • 신동민 기자
  • 승인 2019.02.15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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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복제약’이라 불리는 제네릭

승인 가능하나 출시는 특허만료 이후

여행업계 마땅한 법적 제재방법 없어

상도의 차원 최소한의 권리 지켜져야

“고생만 하고 남 좋은 일 시킬 뿐”

제약업계에는 ‘카피약’ 또는 ‘복제약’이라고 불리는 제네릭 의약품(Generic Medicine)이란 것이 있다. 이는 오리지널 약품의 특허가 만료됐거나 특허가 만료되기 전이라도 물질특허를 개량하거나 제형을 바꾸는 등 모방해서 만든 의약품을 뜻한다. 가장 먼저 만들어진 제품은 ‘퍼스트제네릭’이라고 불린다. 이 경우 어떤 의약품인지 보다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오리지널 제품과 유사하게 작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단, 특허가 만료되기 전 승인은 받을 수 있지만 출시는 특허 만료 이후에야 가능하다.

동남아 전문 D랜드사 대표는 지난해 허탈감만 느꼈다. 자사만의 특화된 일정을 꿈꾸며,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수년간 발품 팔아 현지를 누벼서 야심차게 선보인 상품이 불과 며칠만에 카피되어 버젓이 등장한 것. 그는 “경쟁 업체에서 일정에 약간의 변동만 준 카피상품으로, 판매가만 더 저렴했다. 딱히 일정 개발에 관한 특허나 저작권 있는 것도 아니다보니 우격다짐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비일비재와 속수무책으로 표현되는 이러한 악습이 쌓여 결국 여행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침체의 늪에 더욱 깊게 빠져들게 할 뿐이다. 상도의 차원에서라도 투자한 비용과 시간에 대한 최소한의 권리만이라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안타깝게 말했다.

유럽 전문 U랜드사 대표 또한 “이제 입만 아프다”고 고개를 저으며 “기획과정에 투자되는 시간과 인건비도 만만치 않은데, 어느 순간 비슷한 여정으로 카피 돼 더 싼 가격으로 등장해 있으면 누굴 선택할지는 자명하다. 그렇다고 마땅한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뿐만 아니라 현지답사에서 직접 찍어온 사진을 무단으로 도용하는 경우도 있다. 한 번은 잘 알지도 못하는 여행사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어 전화로 따져 물었더니, 비슷한 다른 사진이라고 발뺌했다. 법적 절차를 밟자니 복잡도 했고, 행여 안 좋은 입소문이 날까봐 어쩔 수 없이 그냥 넘겼다”며 당연시 되어 가는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반문했다.

근래 각광받고 있는 단품시장도 마찬가지다. 트랜드에 맞춰 단품을 취급하는 브랜드들이 생기고 있지만, 차별점인 찾아보기 힘들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단품으로만 진열해 놓고, 결국엔 가격경쟁을 벌이는 꼴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A여행사 팀장은 “가뜩이나 단품은 수익률도 높지도 않은데 자칫 밥그릇 싸움만 치열해 질 뿐”이라며 “단품이 인기라고 무작정 따라 하기보단 독창적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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