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저도 그런 적 있어요"
[기자수첩] "저도 그런 적 있어요"
  • 임채호 기자
  • 승인 2019.05.13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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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선배기자의 기자수첩을 읽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대개 매번 자리를 비우거나 냉담한 태도로 반응하는 담당자는 바쁜 업무가 있겠지, 기자들을 상대하는 게 업무의 전부는 아니니까라고 치부하지만 몇 주 전 방문한 내 나라 박람회에서 겪었던 일은 사뭇 달랐다.

전국 지자체들이 모인 대규모 국내관광홍보의 장. 곳곳이 지역을 홍보하는 담당관들의 열띤 목소리로 가득했고, 한편에는 내 거주지역 홍보부스도 자리 잡고 있었다. 주력 관광 콘텐츠는 무엇인지, 홍보 전략은 무엇인지, 이번 박람회에 임하는 각오는 어떠한지. 묻고 싶은 것들이 산더미였기에 부푼 마음을 안고 그곳에 달려가 명함을 건넸다.

반응은 냉담했다.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며 서로에게 응대를 떠넘기기 바빴고, 안내받은 홍보 담당자는 언론 노출을 꺼려한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그렇게 지역에 대해서는 이야기도 나누지 못한 채 맥 빠진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다. 다음 날 부스를 다시 찾았고 가까스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분위기를 녹여보려 저도 여기 살고 있거든요라고 건넨 말에 돌아온 대답은 냉소 섞인 ...그러세요?” 뿐이었다. 인터뷰는 원활하지 못했고, 결국 팸플릿을 보고 스스로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취재차 방문한 사이판. 열정적인 태도로 사이판을 소개하며 현지 관광업의 어려운 근황을 토로하고, 관광 활성화를 위한 홍보 협조를 수차례 부탁하던 한 현지 투어사 대표가 있었다. 그 순간 문득 박람회 일이 겹쳐 떠올랐다.

현장을 다니다보면 두 주먹 불끈 쥐고 지역 홍보에 열심인 이들을 만날 수 있다. 반면 이들이 직접적으로 나설 수 있는 홍보 채널은 부족하다. 그런 의미에서 내 나라 박람회는 지자체를 위해 마련된 최적의 홍보 채널이었다. 찾아온 소중한 기회 속 그 부스가 추구하던 홍보는 무엇이었을까? 나 역시 내가 기자였기 때문에 그 일을 겪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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