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걱정이 앞선다
[기자수첩] 걱정이 앞선다
  • 민다엽 기자
  • 승인 2019.05.2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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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국인 여행객인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무장 세력에 납치됐다가 구출되면서 해외여행 안전이 도마에 올랐다. 구조 과정에서 프랑스 군 2명이 순직하면서, ‘가지 말란 위험 한곳을 굳이 왜가서 피해를 입히느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았다.

세계일주를 하던 해당 여행객이 납치된 곳은 외교부에서 지정한 여행경보 제도의 황색지역에 해당되는 지역으로 여행 자제지역에 해당된다. 4단계(남색 황색 적색 흑색)로 나눠진 여행경보 제도 중 2단계에 해당 된 지역이지만, 사건이 일어났으니 위험한 지역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황색지역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벨기에 브리셸, 필리핀 세부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멕시코, 페루 등 대표적인 인기 여행지도 다수 포함돼 있다. 해당 지역을 여행해 본 사람들에게는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일 수도 있다. 과연 바르셀로나가 경보지역이라고 스페인 전부를 위험한 곳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번 사건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여행사들의 안전 불감증문제도 함께 대두되고 있다. 일부 보도에서는 경보 발령된 지역의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가 수두룩하고, ‘안전은 나 몰라라한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반드시 필요하고 개선되어야 할 문제인 것은 확실하지만, 아프리카 전체에 색안경이 씌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걱정이 앞선다. 확실히 여행금지지역을 판매하는 일부 여행사도 있겠지만 아프리카나 중동 등 특수지역의 특성상, 일부 저가 지역에 비해 오히려 안전에 대한 고민을 상당히 많이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해당 지역이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장담하기는 힘들지만, 특수지역 전문가로서 이에 대한 자부심도 상당한 편이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예전 하와이와 인도네시아에서 화산이 분출했을 때도 그랬고, 필리핀과 터키 등의 내부적 문제로 치안이 불안했을 때도 그랬다. 사실상 크게 상관이 없는 지역이거나 실제 현지의 모습은 전혀 다른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자극적이고 위험한 부분만이 강조되면서 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봤다. 실제로 여행수요는 절반 가까이 떨어졌고, 아직까지도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

물론, 여행객과 여행업계 관계들에게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다만, 여행경보 지역 전체가 위험한 국가로 인식될까 조금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번 박힌 선입견은 쉽사리 깨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지 않는가. 의무를 다하지 못한 부분은 비판받아 마땅하나, ‘자부심까지 비난받지는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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