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동여가] 자기 몸 긍정주의
[무교동여가] 자기 몸 긍정주의
  • 신동민 기자
  • 승인 2019.06.24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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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인터라켄 운수푸넨 페스티벌

요즘 퇴근 후, 지친 몸을 이끌고 꾸역꾸역 헬스장을 찾고 있다.

성인병을 우려하는 건강검진 결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술과 나잇살로 인해, 여차하면 옷을 찢고 나올 기세인 불뚝 튀어나온 배를 지적하는 주변인들이 큰 몫 했다. 보고 있노라면, 마치 스위스 알프스 지방의 민속악기인 카우벨(Cow Bell)을 닮은 듯 했다.

그런데 적당히 조절하면 쭉쭉 빠지던 20대와 달리, 런닝머신 위에서 땀범벅이 되도록 달리고 달리지만 체중계 눈금은 거의 그대로. 초콜릿 복근은 고사하고 허탈감이 엄습하기 일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헬스장으로 향하며 뉴스를 검색하다 솔깃한 기사를 봤다. 내용인 즉슨, 미국인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배가 좀 나온 남성에게 점차 호감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였다. 미국 뉴햄프셔주 햄프턴 소재의 한 헬스클럽 체인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남녀의 78%는 배불뚝이 남성을 자신감에 넘치는 인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 또한 응답자의 65%는 배 나온 남성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이러한 호감은 체형이나 키와 무관했다.

이른바 자기 몸 긍정주의(body positivity)는 소비 시장에서도 새로운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자기 몸 긍정주의는 몸무게 혹은 체형과 상관없이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것을 뜻한다. 패션계가 대표적이다. 몸매를 강조하는 제품보다는 기본 기능에 충실한 속옷이 인기다. 신발의 경우에도 키높이 깔창 신발의 매출은 줄어든 반면, 단화의 수요가 늘고 있다. 한 쇼핑 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대표적인 단화 제품인 로퍼판매량의 경우 여성 141%, 남성은 100% 각각 증가했다.

스스로에 대한 위안거리일 테지만. 문득 엄청난 압박에 시달리며, 몸매를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었다. 이를 위해 포기해야만 했던 소주 한잔의 낭만도 그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불뚝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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