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요즘 애들’과 노는 법
[기자수첩] ‘요즘 애들’과 노는 법
  • 임채호 기자
  • 승인 2019.07.15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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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에 아재라는 표현은 나이든 이를 다소 낮잡아 이르는 표현으로 쓰인다. 상사가 소통을 위해 건넨 썰렁한 개그가 아재개그라고 불리는 것도 마찬가지.

젊은이들이 유머러스한 것을 좋아한다길래 건넨 개그가 씁쓸한 냉소만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뭘까? 답은 이해공감의 결여에 있다. 던져진 아재개그 속에는 젊은이들이 어떠한 코드의 유머를 좋아하는 걸까?’라는 이해와 공감이 없다.

업계에서 아재는 아마도 젊은이들의 여행 수요 창출을 위해 골머리를 앓는 이들 중 한 명일 것이다.

여행업계 화두 중 하나는 유튜브 인플루언서 시장이다. FIT 시장의 획기적 성장을 몰고 온 요인 중 하나라고 평가받는 인플루언서의 등장은 업계의 이목을 끌었고, 업계는 젊은 층 공략을 위해 그들과 다양한 협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시적 성과는 눈에 띄지 않는 상황.

모 유튜브 여행 인플루언서는 그 이유에 대해 인플루언서를 단지 자사 상품 광고를 위한 도구로 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기획자들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이슈니까 우리도 걔네를 통해 한 번 홍보해보자라고 자신 있게 말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단순히 인기 많은 애들이 아니다. 이것은 과거 파워블로거 대상 마케팅에서 기인했다고 미뤄볼 수 있는데, 검색 상위 노출을 목적으로 단순 마케팅을 진행하던 스타일이 유튜브 시장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튜브 시장은 네이버 블로그 시장과 전혀 다르다. 인플루언서의 채널은 각자의 톤앤매너, 그들만의 팬층이 존재한다. 인플루언서의 팬층을 흡수해 여기로 여행가고 싶어요라는 반응을 끌어내고 싶었겠지만, 현실 속 똑똑한 소비자들은 광고주의 압박을 받고 있다면 다음 영상에서 당근을 흔들어 주세요같은 전혀 다른 우스꽝스러운 반응을 보이곤 한다.

콘텐츠 소비자들은 여행지가 아닌, 인플루언서를 주목한다. 요즘 세대에게 인플루언서가 가지는 영향력은 구독자 수가 아닌, 인플루언서의 행동과 발언에 있다. 그들에게 억지스러운 거짓말을 가려낼 눈치쯤은 있다.

많은 기획자들이 이 점을 간과하고 있다. 그러니 아재개그로 들릴 수 밖에.

아재와 꼰대라는 단어가 대두된 것은 겉으로는 이해한다고 말하지만 기저에는 위계질서와 권위의식이 깊게 잔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취재를 다니며 만난 유튜브 인플루언서들은 누구보다 확고한 철학과 철저한 분석, 피나는 노력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제는 그들의 시장을 인정하고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들을 도구가 아닌, 동등한 협업파트너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노력하는 기성세대는 정작 트렌드를 이끄는 당사자들 눈에 다소 짠하게 비춰지곤 한다. 이유는 언제나 주도권을 본인들이 가지려고 하기 때문.

혹 그들과 소통이 원만하지 못했다면, ‘아재스럽지 않았는지 의심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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