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다양한 음식의 조화 말레이시아 미식 여행 -❷
동서양의 다양한 음식의 조화 말레이시아 미식 여행 -❷
  • 한국관광신문
  • 승인 2019.08.14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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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는 1786년 영국이 지배한 극동지역의 무역거점으로 출발하면서부터 동서양의 모습을 함께 간직한 동서 교역의 중심지로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말레이시아에서는 지역적 특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식문화를 접할 수 있다. 향이 독특한 말레이 요리, 재료의 선택과 맛이 풍부한 중국 요리, 북부와 남부 인도에서 전래된 인도 요리, 말레이식과 중국식의 퓨전인 노냐 요리까지 각자의 예산과 취향에 맞는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말레이시아에 벚굴이?. Oyster Bay Muar

섬진강 자락에서 나오는 벚굴이라는 것이 있다. 바다와 강물이 만나 염분 농도가 30% 정도인 기수 지역에서 자란다고 한다. 보통 강에서 자라는 굴이라 해서 강굴이라고도 불린다. 그런 벚굴을 말레이시아에서 발견했다. 무아르 지역에서 유람선을 타고 30분 여분 이동하면 닿는 오이스터 베이(Oyster Bay Muar).

그곳에서 굴을 봤을 때 이거 먹어도 돼?’란 생각이 들었다. 더운 날씨에 굴이 상할 지도 모른다는 염려 때문이다. 그러나 같이 동행한 가이드는 물에서 방금 채취한 굴은 괜찮다고 했다. 현지 굴 연구소 소장의 설명을 듣고 굴 양식장에 갔다. 크기는 한국의 벚굴보다 작았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하류지역이라 염분 농도가 낮은데 우리나라의 섬진강 하류와 비슷한 조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조리한 굴은 비리지 않았다. 굴에 새콤한 레몬을 넣은 것을 입에 넣었을 때 느껴진 맛은 우리의 벚굴과 맛이 비슷했다. 비리거나 채취한 지 시간이 지나면 생기는 특유의 불쾌한 냄새가 없이 신선했다. ‘초고추장에 날 것으로 먹으면 최고인데라는 생각이 든다. , 신선하게 날 것으로 먹어도 아쉬울 판에 치즈를 넣어 조리하거나 튀긴 게 아쉬웠다.

 

말레이시아의 전통 집밥 Homestay Parit Bugis

나시 암벵(Nasi Ambeng)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한 접시에 담은 말레이시아 전통요리이다. 주로 조호르 지역과 자바 말레이 지역에서 인기 있는 요리라고 한다. 커다란 원형 접시에 고기와 생선, 야채 등이 같이 나오는 음식인데 이곳에서는 커다란 바나나 잎에 밥을 담고 두부와 나물을 섞은 것, 멸치 같은 생선을 짭짤하게 볶은 것, 숙주나물, 향신료를 넣고 요리 한 닭 등을 같이 내온다.

이 요리는 손을 씻은 후에 오른손으로 밥과 반찬을 주물주물 해서 같이 먹는다. 손으로 먹는 이곳의 음식이 낯설기만 하다. 캄보디아나 베트남 등에서 온 기자들은 그런 방법이 익숙한 듯하다.

밥을 먹을 때 손으로 음식의 질감을 느끼며 손가락을 입에 넣는 느낌은 원초적인 감각을 살아나게 한다. 수저와 포크를 쓰면서 음식을 먹을 때 느끼지 못했던 음식에 대한 친근함이 느껴진다.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손의 섬세한 감각들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바나나 잎위에 있던 음식이 손 위에서 섞인 후에 입에 들어가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일련의 과정들이 음식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예전에 아랍지역에서 손으로 먹었던 바로 그 느낌이다.

손이 음식으로 끈적거리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짭짜름하게 튀긴 멸치 같은 조그만 생선에 자꾸만 손이 간다. 하얀 쌀밥과 잘 어울린다. 손가락을 핥아먹는 느낌이 조금도 낯설지 않다.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꼬치구이 사테(Satay)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에서도 즐겨먹는 꼬치구이다. 사테는 세계 50대 요리중의 하나에 꼽히는 요리로 주로 닭고기와 소고기를 많이 먹고 여기에 염소고기, 양고기 등으로 만들어 먹는다. 고기를 엄지손가락 한 마디 정도로 잘라 각종 향신료를 넣은 달달한 양념에 재워 숯불에 굽는다. 주로 땅콩소스와 얇게 썬 양파와 오이, 혹은 크투팟(Ketupat)을 함께 먹기도 한다. 조호르 주에서는 아침식사로 먹는다.

사테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꼬치구이 맛에 설탕이 많이 들어간 단 맛이다.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이유는 고기의 연육 작용과 함께 설탕의 단 맛이 방부제 역할을 한다.

사떼(sate)의 어원은 정확히 밝혀진 바 없다. “훈연하다또는 그릴에 굽다는 뜻의 말레이어 ‘Salai’(사라이)와 박스형의 그릴 도구를 의미하는 말레이어 ‘Tepak(떼빡)’이 합해져 말레이식 표기인 사떼’(sate)가 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한다.

무아르의 사테 마하라니 식당은 이 지역의 술탄()이 이곳을 자주 찾아와서 사테를 먹었는데 사테 맛에 반한 술탄이 마하라니라는 이름을 내렸다고 해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의 보양식 Sup Tulang

미 르부스(‘Mee Rebus) 라는 국수요리와 Tulang 이라는 염소탕은 말레이시아의 보양식이다. 미 르부스는 기어박스라고 부르는 양의 정강이뼈를 우려낸 음식이다. 기자에게는 너무 달아서 몇 숟갈 뜨지 못하고 내려놓고 말았다. 그런데 같이 나온 말레이시아 염소탕인 툴랑(Tulang) 국물 맛을 보면서 진국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레스토랑에는 여성보다는 중장년 남성이 많이 보인다. 아마도 말레이시아식 염소탕인 툴랑 수프(Tulang)가 이곳 남성들이 좋아할 맛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진한 국물이 마치 말레이시아의 보양식과 같다. 마치 서울 인근의 계곡에 백숙을 먹으러 오는 남성들이 연상되니 말이다. 툴랑에 들어간 염소 뼈에 빨대를 꽂아준다. 뼈의 골수를 편하게 먹으라는 배려다.

 

말레이시아에서 즐기는 강한 향신료의 인도요리

말레이시아가 교통과 교역의 요충지로 많은 음식들이 들어왔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인도 음식이다. ‘조호바루라는 도시의 성격에 맞게 정통 인도식 방법에 말레이시아풍이 살짝 가미된 인도음식은 더운 말레이시아의 날씨에 적당한 선택이다. 바다 가 옆에 있는 지역의 특성상 인도식 생선요리인 피쉬헤드 커리가 나왔다. 마치 대구 뽈살 카레를 먹는 느낌이다. 이외에도 매콤한 맛의 치킨과 새우 카레 등이 입맛에 맞았다.

 

신선한 해산물 요리의 향연

해안선이 무려 4200km에 달하는 말레이시아에는 다양한 해산물 요리가 발달했다. 우리가 흔히 아닌 싱가포르의 칠리크랩도 원류를 따지면 중국식 요리인데 말레이시아에서도 칠리와 블랙페퍼 크랩요리가 맛있는 음식 중의 하나이다. 첫맛은 짠맛이 강했지만 신선한 게살의 단 맛이 입안에 확 퍼졌다. 그리고 쪄낸 생선에 중국풍 간장 소스를 이용한 요리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한국식 뼈 없는 양념치킨, 닭강정을 같이 냈다. 칠리크랩과 매콤한 한국식 양념치킨은 한류를 떠나 외래문화에 수용적인 말레이시아의 음식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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