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올겨울은 더 춥대요
[기자수첩] 올겨울은 더 춥대요
  • 임채호 기자
  • 승인 2019.10.13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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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여름이 지나고 쌀쌀한 날씨가 불쑥 찾아왔다.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을 새도 없이 추워진 느낌이다. 한파는 올해도 만만치 않을 예정이라고.

지난 여름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든 업계도 더욱 싸늘한 겨울 전망에 울상이다. 이제 일본 이야기는 입 아플 지경이다. 작년까지 탄탄한 수익을 보장하던 일본은 더는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주지 못하게 됐다. 홍콩은 시위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고, 신규 취항 속도를 올리던 중국은 불쑥 등장한 비자 문제와 씨름 중이다. 그나마 의지할 수 있는 동남아는 너도나도 몰려드는 바람에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소비 심리 위축과 정세 악화가 몰고 온 후폭풍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그간 불어난 몸집을 유지하기 위한 항공사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국제선 노선 지형도는 몇 달 새 빠르게 바뀌고 있고, 결국 경영악화를 사유로 국내선 운임을 올리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여행사들은 저마다 조직개편에 들어선 지 오래다. 큰 이변이 없는 한 3분기와 4분기 실적은 최악일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인 상황. 연말 특수를 준비하는 예년 풍경과 사뭇 다름은 분명하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작금의 사태를 프랜차이즈 사업에 비유했다. ‘유행속도에 민감한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는 면적대비 유독 많은 프랜차이즈 매장을 만들어 낸 계기가 되었고, 이와 마찬가지로 해외여행이 유행으로 자리 잡자 LCC들이 일본을 무대로 우후죽순처럼 불어났다는 것. 현재 인구와 면적대비 과도한 항공사를 보유하고 있어 공급과잉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진입을 목전에 둔 신생 LCC3곳이나 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도 과일주스, 핫도그, 마라탕, 심지어 영화 기생충의 소재로 쓰이기도 한 대왕 카스테라 프랜차이즈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말한다. 수익이 보장되는 무대로 너도나도 뛰어들지만, 유행이 지나고 예측 불가능한 사태가 터지면 도미노처럼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다. 불황이 이어진다면 항공사들도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으리라 단정할 수 없어 보인다고.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큰코다친 사업자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될 줄 알았나 뭐”.

희망을 가질 만한 소식이 있으면 좋겠지만 해외시장도 녹록지 않아 보인다. 최초의 여행사 토마스쿡이 파산한 가운데 외국 LCC들의 파산 소식이 줄지어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불안한 국제 정세로 유가 상승의 공포가 겹쳐 있다. 올해가 이렇게 흘러갈 줄 누가 알았을까.

마찬가지로 올겨울이 더 추울지 미처 몰랐다. 그래서 걱정이다. 작년에 줄곧 입었던 코트는 헤졌고, 새로 살 점퍼도 없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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