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협상의 기술
[기자수첩] 협상의 기술
  • 이예린 기자
  • 승인 2020.01.21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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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이란, 자신의 목표와 타인의 필요를 일치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필요를 무시한다면 자신의 목표 또한 성취될 수 없기에 이것은 가장 중요하고도 무게 있는 과제다. 유명 컨설턴트 스튜어트 다이아몬드는 협상을 대화라고 칭했다. 춤도, 시합도, 전쟁도, 게임도 아닌 두 명이 서로에게 보다 나은 결과를 위해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허나 업계에는 결과를 무시한 대화만이 오간다. 자신의 목표를 실현시키기 위해 타인의 필요를 이용하는 능수능란한 협상의 고수들이 악에 바친 제안을 하는 것.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고 믿고 맡긴 거래처는 협상을 시도하며 꼬리 자르기 식의 얼토당토 않는 반올림으로 지상비를 제시하니 맥이 빠지기도 부지기수다. 그 마저도 자잘한 할부 식 납입을 행하니 더욱더 미칠 노릇. 울며 겨자 먹기로 백 단위를 잘라내는 파격적인 할인가를 제시해 지상비 일부를 돌려받고 그 협상의 승자가 판별 나곤 한다.

이러한 저질스러운 편법으로인해 일부 업체는 고객을 볼모삼아 항의하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갑과 을이 존재하는 이해관계에서 협상이 협박으로 변질된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 된 관행이다. 절이 싫으니 중이 떠난다고, B2B거래에 학을 떼고 취급하지 않는 업체 또한 수두룩하다.

아직도 지상비 편법이 존재하느냐 묻는 이들이 있다. 출발 일주일 전 여행사가 고객에게 상품가의 완납을 요구하는 만큼, 출발 전 지상비 지불 완납이 소망이라는 그들의 당연한 이야기가 만연하는 이 판도에 대답이 필요하냐 나는 되묻는다.

편법으로 무장한 협상의 고수들이 접근하는 방법, "별일 없으시죠?"라고 운을 떼며 입을 여는 것. 별일 없던 순간을 별일 있도록 바꾸는 그들의 재주는 대단하며, 과연 든든한 파트너로서 절약정신이 투철한 지상비 협상가라 칭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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