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뿐만 아닌 ‘여행 기피’…이유는?
中뿐만 아닌 ‘여행 기피’…이유는?
  • 임채호 기자
  • 승인 2020.02.07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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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공항 거쳐 가기 무서워”
주변 눈치…유럽 인종차별 논란도
여행사 취소수수료 응대에 골머리

어쨌든 공항을 거쳐 간다는 게 위험하잖아요

2월 중순 대만으로 가족여행을 떠날 예정이었던 40A씨는 지난 4일 고심 끝에 여행취소를 결정했다. 대만은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고 있고, 4일 기준 확진자가 10명으로 한국(16)보다 적으며 지난달 31일 이후로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불특정 다수가 모여드는 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부담됐기 때문이다. A씨는 감염 걱정에 여행을 온전히 즐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무료 취소 요구가 빗발쳤는지 아고다에서 예약한 취소 불가 상품이 환불가능으로 변경돼 다행히 손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A씨의 사례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에만 한정된 것이 아닌, ‘전체적인 여행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나라별 여행정보공유 온라인 카페에는 여행사, 항공사, 호텔의 환불정책이나 문의 답변 등 여행취소 관련 정보 공유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취소를 고민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우선 가장 일반적인 사례는 A씨의 경우처럼 인파가 몰리는 공항 이용에 대한 부담이다. 정부가 지난 4일부터 도착일 기준 14일 이내 후베이성을 방문·체류·경유하여 한국에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고, 공항이 방역을 강화하고 중국 전용입국장을 설치하는 등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그래도 불안하다라는 반응이다.

이 같은 반응은 유아를 동반해 방문하기 좋은 괌, 사이판 여행을 계획한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 실제로 괌 정부의 입국 관련 조치와는 무관하게 가족 단위 여행객이 즐겨 찾기로 유명한 괌 지역 한 리조트의 경우 며칠 사이 800여 건의 취소가 몰리기도 했다.

주변의 눈치가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3월로 예정된 인도네시아 발리 여행을 취소했다는 30B씨는 중국 인접 국가들과는 다르게 인도네시아는 확진자가 0명이지만, 여행 소식을 알리자 주변에서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다여행을 간다는 자체만으로 잠재적 감염자 취급을 받는 분위기고, 여행을 떠나서도 마음껏 SNS에 업로드할 수 없을 것 같아 고심 끝에 취소했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여행 전문 카페인 유랑에는 유사 인종차별 사례들이 게재되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유럽 국가에서는 중국인 기피현상이 생기고 있는데, 아시아인의 국적을 정확히 구별하지 못하는 탓에 한국 여행객들에게도 불똥이 튀고 있다는 것이 주된 사례다. 이러한 제보가 이어지자 유럽여행을 계획한 여행객들은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는 반응이고, 공포 분위기 조성에 불만을 가진 카페 회원들은 일부의 사례를 만연한 것처럼 이야기하지 말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사이에서 이 같은 반응이 일자 여행사에도 고객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C여행사 관계자는 우한 폐렴 확진자가 전 세계적으로 발견됨에 따라 중국 이외 지역의 취소 문의가 점차 늘고 있다전 세계적인 재난이니 수수료를 당연히 면제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는 식의 무리한 요구가 많아 응대하기 난감한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소비자 사이에서는 여행사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얻은 취소수수료로 이윤을 남긴다는 반응이 만연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중국 이외에는 국가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인식부터 환불 정책까지 모두 달라 쉽게 면제를 해줄 수 없고, 대형여행사가 취소수수료 면제를 발표했다고 해도 현지업체와 거래하는 랜드사가 중간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를 지불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D랜드사 소장은 대형여행사가 소비자에게 취소수수료를 받지 않으면 현지업체에 지불할 취소수수료는 고스란히 랜드사의 주머니에서 나가게 되는데 이는 매우 난감한 처사다라며 기타 지역에서 여행사가 취소수수료로 이득을 본다고 말하지만, 여기저기 현지업체에 수수료를 지불하고 나면 노동의 대가도 없는 게 현실이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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