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어쩌다 여행을 금지하는 세상
[기자수첩] 어쩌다 여행을 금지하는 세상
  • 이예린 기자
  • 승인 2020.02.14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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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지난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가 충분히 관리할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보다 과도한 불안과 공포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현 실정은 어떤가? 마스크 매점매석과 코로나 괴담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며 문밖을 나가지 않고 배달로 모든 것을 행하는 칩거 생활국민도 늘어났다.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공포감이 조성되고 있는 현 실태에 경제는 마비 됐고 사람과의 접촉, 국가 간의 교류가 불가피한 여행업은 코로나의 전염성으로 아비규환에 이르렀다.

현재(14일) 국내 확진자는 총 28명이다. 이 가운데 완치돼 퇴원한 환자는 7명이며 나머지 21명은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모두 안정적인 상태다. 허나 지나칠 정도의 코로나 공포증으로 모든 경제는 필요 이상으로 초 비상사태에 직면한 것이 현실이다.

이는 정부의 탓도 크다. 섣부른 발언을 너무나도 쉽게 번복하고 한 박자 느린 행정조치로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이르렀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국민들의 감염 공포는 해외여행 포비아로 확산됐으며, 이에 불을 지피듯 중수본의 발언은 그들의 공포에 쐐기를 박았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은 지난 116개의 국가에 대해 여행과 방문을 최소화하라고 권고했다. 6개 국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역사회 감염 확인지역으로 규정한 싱가포르·일본·말레이시아·베트남·태국·대만 등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중국 후베이성 지역-철수권고(3단계), 그 외 중국 지역(홍콩, 마카오 포함)-여행자제(2단계) 여행경보가 발령 중이다.

여행경보 최고등급인 여행금지(4단계)는 수수료 없이 환불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경우는 해당사항 없다. 철수권고(3단계)에 해당하는 중국 우한의 경우도 법적 의무는 없지만 업계는 도의적 차원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환불을 결정한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중수본의 권고는 기존 여행경보 네 단계 중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으며 엎친데 덮친격 외교부는 상대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여행경보 단계를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위험하니 가지 않겠다. 정부의 지시인데 수수료를 내야한다?” 국민들은 헷갈리기 시작했다. 여행표준약관 따위는 이제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으며 취소 수수료를 두고 벌어진 논쟁은 여행업의 절망을 가중시켰다.

여행업의 도의적 보상 정신은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허나 이번 사태는 그들이 포용하기에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나며 더 이상의 출혈을 감당하기 힘들 지경에 이르렀다. 이렇다 할 규제와 대책도 없는 상황에서 해외여행 금지딱지를 내비친 정부의 발언은 모든 상황을 포섭하지 못한 얄팍한 발언이었다.

현재 여행업계가 환불해준 액수만 해도 천문학적인 비용. 모든 지역의 취소 수수료를 면제해야 한다는 국민청원과, 줄도산 위기에 처한 여행업계를 지원해달라는 호소가 동시에 올라오는 현 상황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관련 지자체는 미미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행업 관계자들은 보상 현황과 여부에 대해 헷갈리며 혼란스럽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판도(版圖)를 이해하지 못하고 여행업을 사장(死藏) 시키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아이러니한 것은 세계 코로나 확진자 4위에 해당하는 우리나라에 여행경보를 내린 국가는 현존하지 않다는 것이다. 항간에 소문이 돌았지만, 이 또한 모 국회의원의 번복으로 오해를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조심하자는 것? 백번 양보해 좋다. 허나 책임은 전가한 해외여행 금지령은 일방적인 '여행사 죽이기'일 뿐이며 취소 수수료에 대한 정확한 규제와 보상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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